마스크에 가려진 나? MZ 시대 나 표현법. 향수 편

길거리를 걷다가, 여행지에서 맡았던 향기가 나면 여행의 추억이 떠오르죠. 대중교통에서 첫 사랑의 향기를 맡으면 그 사람이 기억나기도 하고요. 아마 누구나 한 번은 그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나에게서 나는 향기를 맡고 나를 생각하거나 나에 대한 첫인상을 가질 거예요. 시작부터 끝까지 향기는 나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셈이죠.

많은 사람들이 향수를 사용합니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요. 특히 요즘은 MZ세대가 니치향수에 빠져있다고 해요. 그런데 니치향수는 무엇이고, MZ세대는 어떤 향수 브랜드를 쓸까요?



마스크도 피해갈 수 없는 MZ세대의 자기표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일상이 되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으로 니치 향수를 사용하는 MZ세대가 늘어났어요. 신세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월 14일까지 대표적인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와 ‘바이레도’ 구매자 중 20대 비중은 각각 41%, 39%였습니다. 또다른 니치 향수 브랜드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같은 기간 판매가 1.5배 증가했어요.
니치 향수 판매가 늘어난 데에는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라는 MZ세대의 소비 키워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라고도 부르는데요. 스몰 럭셔리 상품은 가격이 비싼 대신 브랜드의 독특한 정체성으로 심리적 만족을 줍니다.



그럼 '니치(niche)' 향수는 어떤 향수를 말하는 걸까요?

니치는 이탈리아 말이에요. 의미는 ‘틈새’입니다. '니치 향수'란 대중 속 틈새인 특정 취향을 가진 소수를 위한 특별한 향수를 뜻해요. 니치향수 브랜드는 지향점과 콘셉트가 확실하고 개성이 넘칩니다.
또 니치향수는 프리미엄 향수예요. 소량으로 생산하고 천연향료를 주로 사용합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전문 조향사가 조향해요. 조향사의 개성에 따라 향이 다릅니다. 그만큼 희소성도 높고 가격대도 높아요. 어떤 니치향수 브랜드가 있을까요?

모던하고 깔끔한 향, 첫 만남에 잘 어울리는 브랜드

 

매너는 향으로도 알 수 있어요,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조 말론 런던은 영국 브랜드입니다. 특유의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이는 향수 브랜드예요. 조 말론런던은 니치향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들어봤을 브랜드입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으면서도 특색 있는 향 때문입니다. 조 말론 런던은 여러 향수를 섞어서 사용하는 '레이어드(layered)'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병행수입]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코롱

추천하는 레이어드 조합은 ‘블랙베리 앤 베이 코롱’과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코롱’입니다. 따뜻하고 싱그러운 향에 짭짤한 소금 냄새가 합쳐지면 놀랍게도 숲속에 있는 느낌이 들어요.

깔끔해서 생각나는, 바이레도(BYREDO)

바이레도는 '향기에 의한(By Redolence)'의 줄임말입니다. 바이레도가 추구하는 콘셉트는 이 문장으로 대표되는데요. 바로 "단순함만큼 강렬한 건 없다" 입니다. 이 브랜드는 적은 종류의 향으로 향수를 제조하기로 유명해요. 바이레도의 대표적인 향수는 '블랑쉬(Blanche)'인데요. 기분 좋은 비누 향과 네롤리, 머스크가 합쳐져 산뜻한 아침 햇살이 생각나는 향입니다.

[조말론] 오렌지 비터스 코롱 30ml 한정판 향수 (박스미포함)

내추럴하고 오가닉한 향, 교외 데이트에 잘 어울리는 브랜드

정원에 초대합니다, 딥티크(diptyque)

딥티크는 젠더 프리(gender-free)의 고급 향수를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인데요. 특유의 우디, 스파이시 향은 자연에서 맡을 수 있는 향을 연상시키기로 유명하죠. 대표적인 향수로는 ‘베티베리오(Vetyverio)’가 있는데요. 딥티크의 향수 중 입문용으로 추천하곤 하는 향수입니다. 은은한 베티버 향으로 시작해 머스크로 마무리되는 부드러운 향이죠.

딥디크 오 로즈 오 드 뚜왈렛

바다로 떠나고 싶을 땐, 아쿠아 디 파르마 (Acqua Di Parma)

아쿠아 디 파르마는 이탈리아의 니치 향수 브랜드입니다. 오드리 헵번 등이 사용하며 유명해졌다고 해요. 지중해가 떠오르는 청량한 브랜드로, 여름과 잘 어울립니다. 향수병만 봐도 시원하고 산뜻한 느낌이 들죠? 대표적인 향수로는 ‘미르토 디 파나레아(Mirto di Panarea)’가 있습니다. 청량한 비누 향의 대명사죠. 여름 런더리 계열 향수 중 최고로 손꼽히죠.

아쿠아디파르마 아란치아 디 카프리 오 드 뜨왈렛 내츄럴 스프레이

 

 

유니크하고 센슈얼한 향, 즐거운 파티에 어울리는 브랜드

주인공이 되겠다면, 바이 킬리안(By Kilian)

'바이 킬리안'의 설립자인 킬리안 헤네시는 LVMH 설립자의 손자로도 유명합니다. 감각적이고 센슈얼한 향으로 유명해요.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이어서 향수 리필을 따로 판매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향수로는 ‘뱀부 하모니(Bamboo Harmony)’가 있습니다. 베르가못, 무화과, 이끼 향 등이 어우러져 청량하면서도 오가닉한 향이 특징이죠.

 

바이 킬리안 - 뱀부 하모니 오 드 퍼퓸

 

핵인싸를 위한, 톰 포드(Tom Ford)

패션 브랜드로도 유명한 '톰 포드'는 특유의 센슈얼한 향으로 유명합니다. 대부분 향이 성숙미를 돋보이게 하고 남자 향수 라인업이 유명합니다. 톰 포드의 대표적인 향수는 ‘패뷸러스(XX Fabulous)’가 있습니다. 파격적인 네이밍부터 압권인데요. 산뜻한 라벤더 향으로 시작해 가죽, 바닐라 향으로 센슈얼한 멋을 낸 뒤 머스크한 향으로 묘한 섹시함을 만들어냅니다.

 

향을 좀 아는 당신에게, 모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게 하는 브랜드

 리더의 향수, 크리드(Creed)

크리드는 1760년 창시돼 7대를 이어온 조향사 가문의 브랜드입니다. 니치 향수 중에서도 천연 재료의 함량이 높은 편인데요. 고품질의 원재료와 핸드메이드를 고수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크리드의 대표적인 향수 중에는 ‘바이킹(Viking)’이 있는데요. 페퍼민트, 불가리안 로즈, 베티버 등의 향으로, 플로럴 계열이지만 묵직함이 있는 향수입니다. 일명 ‘순정 마초’의 향이에요.

크리드 오리지날 생탈 오 드 뚜왈렛

 

 

향으로도 기품이 전해지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1221년 수도사의 건강을 위한 약품 제조에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시대를 거치며 제조법이 전승되며 여러 향수가 탄생했고, 각 향수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도 몇 백 년 이상으로 역사가 깊어요.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대표적인 향수는 ‘아쿠아 디 산타 마리아 노벨라(Acqua di S.M. Novella)입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제품 중 가장 오래된 향수로, 베르가못의 청량함과 로즈마리의 우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트러스 향수입니다.

산타마리아노벨라 아쿠아 디 로즈 장미수 500ml

‘향린이’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올 여름, 추천하는 니치향수!

 

톰 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

톰 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는 오렌지, 베르가못 등의 원료로 지중해 해안의 숲 속을 거니는 느낌을 주는 향수입니다. 특히 여름에 쓰기 좋은 커플 향수로도 추천하는 향수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향수입니다.

톰 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 우먼 EDP100ml

아쿠아 디 파르마 피코 디 아말피

아쿠아 디 파르마 피코 디 아말피는 무화과를 기반으로 했어요. 그래서 청량한 향이 특징입니다. 첫 향은 갓 따서 수분이 넘치는 무화과를 연상시키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무화과를 따면서 떨어진 잎사귀들이 내는 향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해안의 청량한 낮을 어디서나 체험하게 해주는 향이에요.

아쿠아 디 파르마 피코 디 아말피 EDT 150ml

 

딥티크 롬브로단로

딥티크 롬브로단로는 관능적인 장미 향으로 유명합니다. 안개 낀 새벽, 창문을 열어보니 물을 머금은 가시덩굴이 눈앞에 있는 듯한 향이에요.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 때문에 플로럴 계열임에도 남녀 공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향입니다.

 

딥디크 롬브로단로 롬브르단로 향수 딥티크 남자 여자

향수는 내 이미지를 만들고, 기억을 남깁니다. 그런데 꼭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건 아니죠. 무엇보다 나의 취향이 중요한 영향을 미쳐요. 옷은 TPO의 영향을 많이 받고, 때로는 내 취향을 양보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향수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오늘 소개해드린 향수 중 마음에 와닿는 게 있으시다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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